삼성전기, MLCC 개선세 뚜렷… 日 추격 고삐 - 뉴데일리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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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24 10:18 | 수정 2020-08-24 10:49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사업이 올 상반기 개선세를 보인 가운데 하반기에도 수요 회복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다소 부진했던 전장용 MLCC도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 소폭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MLCC 등 컴포넌트솔루션 부문의 올 상반기 가동률은 86%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65% 대비 21%p 상승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모듈솔루션과 기판솔루션 생산실적이 줄어든 가운데 나홀로 성장하며 전사 실적을 지탱했다.

실제 MLCC와 더불어 삼성전기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듈 부문은 갤럭시S20 부진 등으로 상반기 매출이 1조5880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1조7679억원 대비 10.2% 감소한 수치다.

반면 MLCC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컴포넌트 부문 매출은 1조6246억원에서 1조6971억원으로, 4.5% 성장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모든 MLCC 업체에게 동일한 악재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 MLCC 성과는 일본 경쟁업체들 대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아웃퍼폼했다"며 "삼성전기 MLCC가 성장한 반면 무라타 등 일본 업체들은 역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하반기 MLCC 출하량 전망에 대해 '풀가동'에 준하는 가동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 측은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는 전략거래선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및 5G 채용 증가로 모바일 중심으로 수요 회복이 기대되며 코로나19 장기화로 PC, 게임기용 수요도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 출하량은 상반기 대비 10% 초반 수준의 증가가 전망되며, 평균판매가격(ASP) 또한 판가 안정화 및 제품믹스 개선 효과로 상반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IT용 MLCC 부문에서는 일본 업체들을 따라왔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점유율이 미미했던 전장용도 지난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에는 소폭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 천진 신공장을 하반기 내 마무리 공사 및 설비 셋업 등을 진행해 공장 가동을 위한 모든 준비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하반기 중 공장 가동을 추진해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하는 한편, 향후 전장 수요 회복 시 천진 신규 라인을 활용하여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비(非) IT용 MLCC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오는 2024년 5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2022년 전장용 MLCC에서도 글로벌 2위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달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전장용 MLCC를 점검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올 들어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외 계열사를 찾은 첫 사례였다. 지난 5월 삼성SDI 충남 천안 사업장에 들렀지만, 당시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맞이하기 위한 목적이 더 컸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은 전장 및 IT용 MLCC, 차세대 패키지 기판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2018년 전장용 MLCC 전용생산공장을 구축해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경영진으로부터 ▲전장용 고온·고압 MLCC ▲스마트 기기용 고성능·고용량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AI·5G·전기차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말했다. 이어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며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의 MLCC 실적이 하반기 본격 개선될 것"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재고 수준이 낮아진 상태에서 필리핀 거점 정상화에 따른 가동률 상승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